[모이] 천사의 도시 LA 해변의 히피들

[모이] 천사의 도시 LA 해변의 히피들


베니스 비치 히피들의 버스킹
▲  베니스 비치 히피들의 버스킹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아름다운 요세미티 마을의 빈부격차

매해 400만 명이 방문 한다는 요세미티 계곡의 여러 숙소 중에 가장 저렴한 곳은 '캠프 4'이다. 하루에 6달러, 선착순으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새벽 두 시부터 기다려서 첫 번째로 입장할 수 있었다.
캠프장 번호표를 얻기 위해 새벽을 함께 보낸 샌디에이고 해군 친구들
▲  캠프장 번호표를 얻기 위해 새벽을 함께 보낸 샌디에이고 해군 친구들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요세미티에서의 야영은 도시에서의 폭력 위험과는 다른 자연의 위험이 있었다. 굶주린 곰과 라쿤, 사슴이 음식물을 찾느라 텐트를 부수거나 사람을 해칠 수 있기에 모든 음식과 세면도구 따위는 강철 보관함에 넣어야 했다.

음식 보관함 주위를 서성이는 라쿤
▲  음식 보관함 주위를 서성이는 라쿤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1,000미터 이상의 고지대라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졌는데 도시에서의 폭력 위험보다는 추위와 곰의 위험이 훨씬 낫다고 느껴졌다.

'요세미티 빌리지', '마을'이라고 불리는 작은 지역이지만 숙소의 형태는 천차만별이다. 길 건너 호텔에는 산중 수영장까지 있고 온수가 펄펄 나오지만 6달러 캠프장의 수백 명의 사람들은 화장실에 있는 전기코드 하나를 나눠써야 하고 쓰레기를 하나 버릴 때마다 60미터를 걸어가야 했다. 자연을 보호하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은 좋지만, 비용에 따르는 차이가 너무 확연하게 느껴졌다.

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는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크게 다르다. 미국은 등록된 차량만 2억6천만 대가 넘는, 1인당 탄소발자국 양이 가장 높은 나라다. 돈을 많이 벌고, 지불하고,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과 나라는 물과 전기, 기름 등 자연 자원을 더 많이 쓰고 있는 한편, 자연의 파괴로 인한 재난이나 고통을 겪는 것은 주로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이다. 전지구적 범위의 불공평이다. 그게 자본주의 세계가 굴러가는 법칙이지만, 경이로운 요세미티의 자연 속에서 그 법칙은 더 슬프게 느껴졌다.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캠프4에서 만난 암벽 등반 여행자 리처드 살라스, 요세미티 포인트에서의 점심시간
▲  캠프4에서 만난 암벽 등반 여행자 리처드 살라스, 요세미티 포인트에서의 점심시간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천사의 도시 LA 해변의 히피들

요세미티에서 내려와 인근 도시 프레스노를 거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라라 랜드, 천사의 도시, 할리우드 땅.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마침 지인을 통해 알게된 스님의 소개로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작은 절에서 며칠 소소한 일들을 거들며 묵어 갈 수 있었다.

기나긴 해안선을 가진 평평하고 날씨 좋은 땅. 할리우드 거리에는 가짜 음악 CD를 강매하는 가짜 아티스트들과 영화 캐릭터 흉내를 내는 사람들, 관광객들로 붐볐다.

지하철에서 전자 피아노를 연주하는 스물네 살 홈리스 청년 크리스티앙 씨를 만났다. 멋진 피아노 선율이 발길을 잡아서 말을 걸게 되었다. 음악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 거리에서의 노숙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헤어질 때 크리스 씨가 나에게 말했다.

길거리 뮤지션 크리스티앙
▲  길거리 뮤지션 크리스티앙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돈트 워크 하드 Don't work hard... 너무 열심히 일만 하지는 마."

전자 피아노의 배터리를 살 돈도, 한 끼 또 한 끼 음식을 살 돈도 없는 거리의 생활이 안쓰러워 보였지만, 크리스티앙은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며 자신은 음악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홈리스들에게 거리감이 느껴지고 무서움을 느낄 때도 있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나와 비슷한 고민과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만남을 통해서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로스엔젤레스의 대표적 휴양지 '베니스 비치'에서도 노숙을 하는 한 무리의 히피 친구들을 만났다. 버스킹을 하고 수공예품을 팔고 마리화나를 피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햇살을 즐기는 히피들이었다. 한참 그들의 노래를 듣다가 기타를 빌려 내 자작곡 노래도 들려줬다.

섀넌과 고양이 닌자
▲  섀넌과 고양이 닌자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말리부에서 노숙을 하면서 서핑을 즐긴다는 전직 군인 마이클과 자연을 사랑하는 나무인간 '트리맨', 어머니 지구를 느끼고 보호하며 살기를 바라는 섀넌과 이야기를 나눴다. 섀넌은 버려졌던 고양이를 데려와 함께 사는데 까만 귀여운 고양이의 이름은 '닌자 프린세스'였다.

트리맨
▲  트리맨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마이클
▲  마이클
ⓒ 최늘샘

관련사진보기


Comments